국제 금값 전망 하향 조정, 안전자산 공식 깨지고 연일 하락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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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나 금융 위기가 터지면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른다는 시장의 오랜 공식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값은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글로벌 투자은행들까지 앞다투어 금값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고의 안전자산이라 불리던 금 시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연일 하락하는 진짜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을 심층 분석해 봅니다.


사상 최고가 찍던 금값의 뼈아픈 추락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기준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063.4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종가 기준 올해 최고점이었던 지난 1월 29일의 5354.8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수개월 만에 약 24%나 폭락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모든 자산 가치가 일제히 상승하던 에브리싱 랠리 속에서 뭉칫돈을 싸 들고 금 시장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성적표입니다.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동안 금값만 홀로 미끄러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이 불어온 나비효과와 채권의 역습

금 선물가격 추이

금값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결정적인 배경에는 변동성이 커진 금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로 매파적 성향의 인물이 거론되면서 시장에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추가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경제통계(FRED)를 보면 실질금리 지표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TIPS)는 지난 3월 1.7%대에서 최근 2.2%대까지 상승했습니다.


금은 보유하더라도 이자나 배당이 나오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이처럼 매력적인 수준으로 올라가면 투자 수요가 채권으로 이동하며 금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끄떡없는 달러 패권, 강달러가 누르는 금값

달러 인덱스 추이

달러화 가치의 고공행진 역시 금값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입니다. 네이버증권 기준 올 초 90선에 머물던 달러 인덱스는 최근 100선을 돌파하며 강력한 강달러 국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를 사용하는 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 금의 실질 구매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수요가 위축됩니다. 특히 미국이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인덱스가 오른다는 것은, 위기 상황 속에서 전 세계 자금이 금이 아닌 달러라는 절대 패권 자산으로 숨어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중앙은행들의 매수 중단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방어하며 금값을 견고하게 지탱해 주던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세계금협회 조사 결과 지난 3월 한 달간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총 121톤의 금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4월 들어 다시 순매수로 전환하긴 했지만, 시장의 큰손인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금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화폐 가치 방어를 위해 무제한으로 금을 사들이던 과거의 방만한 통화 정책 기조가 잦아들면서 금의 헤지 수요도 눈에 띄게 제한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반등은 힘들까? 글로벌 IB들의 냉정한 경고

시장의 시선은 향후 금값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금값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며 금의 보유 매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들어 올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5400달러에서 4900달러로 대폭 낮췄습니다.


도이치방크 역시 다가오는 4분기 전망치를 기존 대비 17% 하향 조정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습니다. 다만 세계금협회는 금값이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면서도,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중앙은행과 장기 투자자들의 저가 매집세가 유입되어 하락 폭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하방 지지선 역할은 해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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